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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마에스트로 10기 마지막 후기

category 2019. 12. 17. 10:32

    중간평가까지의 후기는 이전 글에서 적었었다. 이번 후기가 마지막 후기인만큼, 단순히 정보성 글이나 팁보다는 내가 느꼈던 점을 전달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소마가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전 후기들을 읽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중간평가가 끝나고 9, 10, 11월 3개월을 다시 열심히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사실 중간평가 이후는 그 전과 바뀐 건 딱히 없다. 단지 11월은 진짜 최종평가였기 때문에 중간평가를 준비할 때보다도 훨씬 열심히 했다는 정도. 우리팀은 원래 평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센터에 모여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나는 11월 달은 평균적으로 저녁 9시 반은 되서 집에 가곤 했다. 그렇게 준비한 최종평가를 마치고 쉬는 것도 이제 거의 한 달이 되어간다.

 

    우선 내가 SW마에스트로에 지원하게된 이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실 난 작년부터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고 싶었던 분야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해보니 이걸 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 때문에 작년과 올초엔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러면서 올해 나의 가장 큰 목표는 내가 가야할 길을 찾는 것이었다. 복수전공을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다.

    사실 SW마에스트로라는 프로그램은 그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올해 모집 공고를 보고 모집 사이트도 들어가보았었다. 그러면서 지원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자기소개서 문항을 보니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쓰라는데 딱히 그런 게 없어서 지원할 생각은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한 친구가 자신도 그런 게 특별히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 써서 지원한다는 말을 듣고 나도 다시 알아보고 생각해봤다. 그리고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소마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좀 더 답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도 생겼다. 내가 소마 지원을 결정했을 때 나에게는 소마에서 이루고 싶은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소마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SW개발자라는 직업을 한 번 체험해보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코딩을 하긴 하고, 프로젝트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일은 아니며, 우리는 보통 과제를 할 뿐 실제로 사용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하는 과제들은 대부분 실제 사용되는 서비스와의 격차가 아주 크다. 하지만 소마의 금전적 지원과 유능한 팀원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실제로도 사용될만한 서비스를 개발하며 개발자의 일을 경험해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하나의 목표는 내가 만든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목표는 첫 번째 목표의 연장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그 자체의 의미가 있다. 사실 나는 작년 하반기에 진로 고민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이 세상에서 볼 때 나라는 사람이 갖는 의미, 가치, 역할 말이다. 사실 그때 세상에서 볼 때 나는 너무 작고 무의미하게 느껴졌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에게 스스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지 생각해본 결과, 답은 내가, 내가 만든 것들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건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니까. 이 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소마에 지원했다. 그리고 결국 선발되어 그 기회를 얻었다.

 

    이후 내가 팀원을 모으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모든 과정은 항상 나의 진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부여야만 했다. 우선 개발자의 일을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경험해보기 위해서는 나는 이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임하고 나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열정을 쏟아야만 했다. 학교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조금씩 하는 정도로는 내가 그것을 일로서 몸소 느끼기 어렵고 완성도 있는 결과물도 내기도 어려울 테니까. 그래서 함께 열심히 할 팀원들만을 모았고, 온전히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기 위해 휴학을 했다. 진로를 찾는 것이 진정한 목표였기 때문에 주제를 선정할 때도 내가 관심있는 분야 쪽에서 찾아보려 했다.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라 하더라도 직접 그 안에 들어가 그걸 업으로 삼는 것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이미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전부터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이 참에 심리학 분야가 나에게 맞는 지도 확인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할 수 있다면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었다. 또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자 했으니,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심리적 건강을 도와주는 앱이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팀원들도 이런 주제를 함께할 수 있으며 열심히 노력할 사람들을 구했다. 팀원들은 어떤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모은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로 과제나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의미가 있는 것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6개월의 시간은 매우 빠듯했다. 금전적 한계, 시간적 한계, 인력의 한계가 있어 그 부분을 타협해가며 최대한 의미 있는 결과물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와서 지난 날들을 돌아볼 때,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심리학쪽도 공부해볼 수 있었고, 개발자의 경험도 해볼 수 있었으며,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 중 하나인 딥러닝 연구자로서의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내가 관심두고 있었던 여러 길을 조금이나마 걸어보았다고 생각하며, 덕분에 내가 고민하던 길들을 어느 정도 검증한 것 같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서비스는 추가 홍보나 업데이트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 아직도 사용하는 유저들이 있는 걸 보면 누군가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짐작할 뿐이다. 원래 목표는 100명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는데, 그 정도는 못될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자신감, 이 세상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의미에 대해서는 프로젝트에서 나의 노력과 열정을 쏟는 과정 자체와 성과를 이뤄내는 나의 모습에서도 자신감과 긍정적인 의미를 얻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소마를 통해 목표했던 것들을 모두 이뤄낸 셈이다. 사실 최종 인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은 기대했지만 인증은 못했다. 조금 아쉽지만 사실 그건 처음부터 그닥 중요하게 여겼던 건 아닌지라 큰 상관은 없다. 소마를 하면서 다른 팀들도 간간히 봤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완성된 서비스도 여기저기 실제 사용가능하게 배포하는 모습도 봐왔는데 멋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나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줬던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소마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일 것 같다. 어떤 이유로 지원하고 싶은 지는 모르겠으나 그대가 개발자의 꿈을 꾼다면 소마는 도움이 된다. 그대가 기획자의 꿈을 꾼다면 소마는 도움이 된다. 그대가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소마는 도움이 된다. 그대가 특정 전문분야 지식을 살려 SW를 개발해보고 싶다고 해도 소마는 도움이 된다. 다만, 모든 건 그대가 투자한 만큼만 도움이 된다. 단지 스펙 한 줄로 삼기 위해, 혹은 지원금이 탐나서 소마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스펙에도 도움이야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는데 그걸 그냥 스펙 한 줄로 만들어버리는 건 너무 아까운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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